제본
#인쇄물제작
회사의 인쇄물이 한 회사 것으로 보이려면? 시각 기준을 문서로 남기는 일본문
안녕하세요. 희명디자인입니다. 명함과 봉투, 카탈로그와 쇼핑백을 한 테이블에 늘어놓아 보시면 그 회사의 관리 상태가 드러납니다. 로고의 파란색이 자료마다 조금씩 다르고, 회사명 옆에 붙는 영문 표기가 두 가지로 갈려 있고, 서체가 세 종류쯤 섞여 있습니다. 각 인쇄물은 그때그때 잘 만들어졌는데 모아 놓으면 한 회사의 물건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이 현상은 디자인 역량과 무관하게 생깁니다. 발주 시점이 다르고, 담당자가 바뀌고, 제작 업체가 갈리는 사이에 기준이 흩어진 결과입니다. 각각의 발주에서는 아무도 잘못하지 않았는데 결과가 어긋납니다.
희명디자인 편집디자인팀이 첫 발주 상담에서 회사의 시각 기준이 정리되어 있는지 먼저 확인하는 것도 여기 있습니다. 기준이 있으면 그대로 적용하고, 없다면 이번 작업을 계기로 함께 정리해 다음 발주에도 이어 갑니다.
다섯 가지만 정해도 됩니다
브랜드 규정집이라고 하면 두꺼운 문서를 떠올리시지만, 인쇄물이 어긋나지 않게 하는 데 필요한 항목은 많지 않습니다. 로고 파일, 색, 서체, 회사 표기, 여백 규칙. 이 다섯 가지가 한 파일에 정리되어 있으면 많은 오류를 미리 줄일 수 있습니다.
로고는 벡터 원본이 어디 있는지부터 정합니다. 가로형과 세로형, 흑백 버전, 배경이 어두울 때 쓰는 버전을 함께 보관해 두시면 발주할 때마다 찾아 헤매지 않으셔도 됩니다. 홈페이지에서 내려받은 화면용 이미지를 인쇄에 쓰면 확대하는 순간 가장자리가 깨집니다. (로고 원본을 찾느라 사내를 헤매는 일이 발주 초반에 가장 흔합니다.)
색은 번호로 관리합니다
색이 자료마다 달라지는 이유는 대체로 전달 방식에 있습니다. 이미지 파일로 보내면 받는 쪽에서 화면 색을 추정해 옮기니 조금씩 어긋납니다. 인쇄용 색상값과 별색 번호, 화면용 색상값을 각각 적어 두시면 이런 차이를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인쇄와 화면은 색을 만드는 방식이 갈리니 같은 색이라도 값을 따로 관리해야 합니다. 브랜드 색이 정확해야 하는 회사라면 별색으로 지정해 두는 방법도 있습니다. 별색은 미리 조색한 잉크를 그대로 쓰니 재현이 안정적입니다.
여기서 확인하실 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 종이가 바뀌면 같은 값이라도 결과가 달라집니다. 코팅지와 비코팅지에서 색이 다르게 올라오니, 자주 쓰는 종이별로 견본을 남겨 두시면 판단이 빨라집니다. (인쇄물마다 색이 미묘하게 다른 원인이 데이터가 아니라 종이인 사례가 있습니다.)
서체는 라이선스까지 적습니다
서체를 정할 때 모양만 보고 고르면 나중에 걸립니다. 그 서체를 인쇄물에 쓸 수 있는지, 웹폰트로 올릴 수 있는지, 회사 로고에 쓸 수 있는지가 각각 다른 조건일 수 있습니다.
제목용과 본문용을 나눠 정하시고 각각의 이용 조건을 함께 적어 두십시오. 외부 업체에 작업을 맡기실 때 이 정보를 함께 전달하면 서로 확인하는 시간이 줄어듭니다. 무료로 배포되는 서체라도 용도별 허용 범위가 갈리니 조건 문서를 한 번 열어 보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인쇄물에는 되는데 홈페이지에 올릴 때 조건이 달라지는 서체가 있습니다.)
회사 표기는 한 번 확정해 둡니다
여기서 어긋나는 회사가 많습니다. 회사명 영문 표기, 주소, 대표 전화, 사업 분야를 설명하는 한 문장. 이런 항목이 자료마다 조금씩 다르게 적혀 있는 회사가 많습니다.
한 번 확정해 텍스트 파일로 남기고 인쇄물마다 그 값을 불러다 쓰는 방식이 안전합니다. 주소 하나가 바뀌었을 때 고쳐야 할 파일이 몇 개인지 세어 보시면 이 관리가 왜 필요한지 바로 드러납니다.
국문과 영문을 함께 쓰시는 회사라면 영문 표기의 대소문자와 띄어쓰기까지 정해 두십시오. 번역자가 바뀔 때마다 표기가 흔들리는 지점입니다. 제품명과 부서명, 인증 명칭도 같은 파일에 함께 모아 두시면 됩니다.
인쇄물마다 얹는 규칙
기준을 정하셨으면 인쇄물 종류별로 어떻게 적용할지도 한 줄씩 적어 두시면 좋습니다. 명함에서 로고를 어느 위치에 얼마나 크게 두는지, 봉투에서는 어떻게 배치하는지, 쇼핑백에서는 어느 면에 넣는지.
크기가 다른 인쇄물에 같은 비율을 적용하면 어색해집니다. 명함에서 알맞던 로고 크기가 쇼핑백에서는 작아 보이고, 쇼핑백 기준으로 잡으면 명함에서 지나치게 큽니다. 인쇄물별 최소 크기와 주변 여백을 정해 두면 이 판단을 매번 다시 하지 않아도 됩니다. 로고 주변에 비워 둘 최소 여백을 정해 두는 것도 여기 포함됩니다. 이 여백이 없으면 다른 요소가 붙어 로고가 묻힙니다.
이 문서를 만드는 데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다음 인쇄물을 발주하실 때 그 작업 안에서 정리해 두시면 됩니다. 새로 규정을 만드는 일이 아니라, 이미 쓰고 있던 값을 한곳에 모아 적는 작업에 가깝습니다. 한 번 정리해 둔 기준은 제작 대상이 달라져도 흔들리지 않고, 업체가 바뀌어도 같은 인상을 이어 줍니다. 인쇄물 한 종이 아니라 회사의 시각 자산을 관리하는 일에 가깝습니다.
희명디자인 편집디자인팀
* 참고 할만한 인사이트 칼럼링크 : 전단지 제작과 디자인, 한 장으로 끝나는 인쇄물의 설계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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