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탈로그제작
#제품사진촬영 #카탈로그디자인
제품사진촬영과 카탈로그 디자인, 셔터를 누르기 전에 정해지는 것들본문
안녕하세요. 희명디자인입니다. 저희는 자체 브랜드 희명미디어( www.hmmedia.kr ) 가 있어서 성수동에 스튜디오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 촬영과 카탈로그를 함께 프로젝트를 받곤 합니다. 지난번 스튜디오에 제품 상자가 스무 개쯤 도착해 있고, 촬영 감독은 어느 것부터 올릴지 묻습니다. 발주 담당자는 답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카탈로그 시안이 아직 나오지 않았으니까요. 그날은 일단 전부 정면에서 한 컷씩 찍고 마무리됩니다. 그리고 몇 주 뒤 지면에 앉히는 단계에서 다시 찍을 목록이 만들어집니다.
촬영은 카탈로그 제작에 앞서 따로 끝내 두는 공정이 아니라 지면 설계와 맞물려 돌아가는 공정입니다. 어떤 지면에 어떤 크기로 들어갈지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찍은 사진은 판형에 맞지 않아 잘려 나가거나 주변이 비어 보입니다. 희명디자인 편집디자인팀이 지면 구성 방향이 정리된 뒤에 촬영 일정을 잡는 것도 이 순서를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컷 리스트를 먼저 씁니다
촬영 전에 만들어야 할 문서는 컷 리스트입니다. 어떤 제품을, 어떤 각도로, 몇 컷 찍을지 표가 아니라 목록으로 적어 둡니다. 제품명과 모델 번호, 필요한 앵글, 그 사진이 들어갈 지면 번호를 한 줄에 묶습니다.
목록을 만들어 보면 촬영이 필요 없는 항목이 드러납니다. 기존 촬영본으로 충분한 제품, 도면이나 일러스트로 대체하는 편이 나은 구조 설명, 사용 장면이 필요해 별도 섭외가 붙는 항목이 나뉩니다. 이 목록 하나로 촬영 순서와 인력 배치가 정리됩니다. (스튜디오 대관과 인력이 시간 단위로 잡히는 작업이라, 목록 한 장이 비용을 그대로 건드립니다.)
컷 리스트가 없으면 스튜디오에서 판단이 실시간으로 이뤄집니다. 그 판단은 대체로 안전한 쪽으로 기울어, 모든 제품을 같은 각도로 한 장씩 찍는 결과가 나옵니다. 카탈로그에서 정작 필요한 것은 표지에 쓸 큰 사진 한 장과 비교 지면에 들어갈 통일된 각도의 여러 장인데, 그 두 가지가 빠집니다.
지면이 앵글을 정합니다
사진은 지면에서 세 가지 역할 중 하나를 맡습니다. 첫 인상을 만드는 큰 사진, 사양을 확인시키는 설명 사진, 목록을 구성하는 작은 사진입니다. 역할이 달라지면 촬영 방식도 갈립니다.
큰 사진은 지면 가득 들어가니 후반 편집 여유를 고려해 여백을 확보해 두는 쪽이 유리합니다. 제품을 화면 가득 채워 찍은 사진은 판형에 맞춰 자르는 순간 잘려 나갈 곳이 없습니다. 문구를 얹을 영역이 필요하다면 그 부분을 비워 두고 촬영합니다. 세로 지면과 가로 지면에 같은 사진을 쓸 계획이라면 양쪽 비율을 모두 견디도록 넓게 잡아 둡니다.
설명 사진은 확인해야 할 부위가 보이는 각도로 잡습니다. 연결부나 조작부처럼 지면에서 지시선이 붙을 곳은 그 부위가 가려지지 않게 각도를 잡아야 합니다. 목록용 작은 사진은 통일이 전부입니다. 같은 높이, 같은 거리, 같은 방향으로 찍어야 나열했을 때 크기 비교가 성립합니다.
배경과 광원을 통일합니다
한 카탈로그 안에서 배경이 달라지면 제품이 같은 회사 것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흰 배경으로 갈지 회색으로 갈지, 그림자를 남길지 지울지를 촬영 전에 정합니다. 이 선택은 인쇄에서도 영향을 남깁니다. 완전한 흰 배경은 종이 색이 그대로 드러나고, 옅은 회색 배경은 종이와의 경계를 분명하게 만들어 제품 윤곽을 안정적으로 잡아 주는 일이 많습니다.
광원도 처음 정한 기준을 끝까지 유지합니다. 어떤 제품은 왼쪽에서, 어떤 제품은 오른쪽에서 빛이 들어오면 나열했을 때 눈이 불편합니다. 촬영 초기에 조명 기준을 정해 두고 그 설정을 끝까지 끌고 가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금속이나 유리처럼 반사가 있는 제품은 촬영 난도가 올라갑니다. 반사면에 스튜디오 구조물이 비치면 후보정에 시간이 붙습니다. 이런 제품이 목록에 있다면 촬영 시간을 따로 배분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반사 제품 다섯 점이 일반 제품 스무 점보다 오래 걸리는 날이 있습니다.)
인쇄와 화면을 함께 봅니다
같은 사진이 카탈로그에도 들어가고 홈페이지와 제안서에도 들어갑니다. 촬영 사양을 인쇄 기준으로 잡아 두면 화면용은 줄여서 쓸 수 있고, 화면 기준으로 찍으면 인쇄에서 해상도가 모자랍니다. 지면에서 쓸 최대 크기를 기준으로 촬영 해상도를 정합니다.
색도 두 곳을 함께 봅니다. 화면은 빛으로 색을 만들고 인쇄는 잉크로 만들어, 화면에서 선명하던 색이 인쇄에서 가라앉습니다. 제품 색이 판매에 직결되는 품목이라면 실물을 옆에 두고 색 교정을 한 번 받아 두는 것이 확실합니다. 촬영 단계에서 색 기준표를 함께 찍어 두면 후보정에서 판단 근거가 남습니다.
원본과 사용 조건을 함께 남깁니다
촬영이 끝나면 보정본만 받고 마무리하는 발주가 많습니다. 몇 해 뒤 다른 판형에 그 사진을 다시 쓰려 할 때 보정본으로는 대응이 어렵습니다. 원본 파일을 함께 받아 두는 조건을 발주 조건에 포함해 두면 이후 활용 범위를 관리하기 수월합니다.
사용 조건도 문서로 남깁니다. 촬영물의 사용 범위와 기간, 모델이 등장하는 사진이라면 초상 사용 동의의 범위까지 함께 정리합니다. 이 조건을 확인하지 않은 채 몇 해 뒤 새 자료에 그대로 쓰면 문제가 생깁니다. 촬영 연월과 제품 모델명을 파일명에 넣어 두는 것도 뒤에 가서 크게 도움이 됩니다. (파일명이 숫자 나열로만 남으면 어느 제품인지 열어 봐야 압니다.)
촬영은 한 번 지출하고 끝나는 항목처럼 보이지만, 정리해 두면 다음 카탈로그와 홈페이지 개편, 전시 부스 자료까지 같은 묶음에서 꺼내 쓰게 됩니다. 컷 리스트와 촬영 사양, 원본과 사용 조건이 한 폴더에 남아 있으면 다음 촬영에서는 새로 준비해야 할 컷만 추가하면 됩니다. 이상 글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희명디자인 편집디자인팀 드림
* 참고할만한 희명디자인 인사이트 칼럼링크 :
- 이전글리플렛 제작과 디자인, 배포 현장에서 거슬러 올라가는 발주 기준 26.07.30
- 다음글인쇄물의 글은 누가 쓰는가? 카피를 정리하는 원칙 26.0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