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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규격 #인쇄물
인쇄물 판형이 단가를 정합니다, 종이 규격의 원리본문
안녕하세요. 희명디자인입니다. 같은 페이지 수, 같은 종이인데 판형만 바꿨더니 견적이 달라지는 걸 겪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조금 특별하게 만들고 싶어 크기를 살짝 키웠을 뿐인데 단가가 훌쩍 오르기도 하죠. 인쇄가 더 어려워진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여기에는 종이가 만들어지고 재단되는 원리가 숨어 있습니다. 판형이 단가를 정하는 셈이죠. 오늘은 종이 규격의 원리와, 그것이 왜 단가로 이어지는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판형은 디자인의 문제이면서 동시에 비용의 문제입니다. 종이가 어떻게 재단되는지를 알면, 왜 어떤 크기는 저렴하고 어떤 크기는 비싼지 이해가 되죠. 오늘은 그 원리를 발주자 눈높이에서 짚어 드리겠습니다.
인쇄물은 큰 종이를 잘라 만듭니다
우리가 받는 인쇄물은 처음부터 그 크기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인쇄소는 큰 전지(全紙, Full Sheet)에 여러 장을 한꺼번에 앉혀 인쇄한 뒤, 그것을 재단해 낱장이나 책으로 만듭니다. 한 전지에 여러 페이지를 효율적으로 배치하는 작업을 조판(Imposition)이라 합니다. 하나의 전지에서 완성품이 몇 장 나오느냐가 종이 값을 좌우합니다. 큰 종이 한 장에서 알차게 여러 장이 나오면 장당 종이 값이 내려가고, 자투리가 많이 남으면 그만큼 종이가 버려져 단가가 오르죠. 인쇄 비용에서 종이 값이 차지하는 비중이 있어, 이 재단 효율이 전체 단가에 영향을 줍니다. 재단의 효율이 단가의 바탕입니다.
표준 규격은 종이가 딱 떨어집니다
우리가 흔히 쓰는 A4나 A5 같은 표준 규격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 규격들은 큰 종이를 반으로, 다시 반으로 나눈 크기라, 전지에서 자투리 없이 딱 떨어집니다. A4를 절반으로 나누면 A5, A5를 다시 절반으로 나누면 A6가 되는 식입니다. 긴 변을 반으로 자를 때마다 한 단계씩 작은 규격이 되죠. 그래서 표준 규격으로 만들면 종이가 알뜰하게 쓰여, 단가가 유리하죠. 오랜 시간 이 규격들이 표준으로 자리 잡은 데는 이런 경제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표준이 곧 효율입니다.
어중간한 크기는 종이를 버립니다
문제는 표준을 벗어난 크기입니다. 남들과 달라 보이려 판형을 어중간하게 키우거나 줄이면, 전지에서 그 크기를 따내고 남는 자투리가 생기죠. 그 자투리는 대부분 쓰이지 못하고 버려집니다. 버려지는 종이 값이 그대로 단가에 얹히는 거죠. 특별한 판형이 단가를 올리는 건 인쇄가 어려워서가 아니라, 종이가 버려지는 까닭입니다. (조금 키운 판형 하나가, 전지에서 한 장을 덜 나오게 만들어 단가를 크게 올리기도 합니다.) 어중간한 크기가 낭비를 부릅니다.
세워 쓸지 눕혀 쓸지도 봅니다
같은 종이라도 세로로 긴 인쇄물인지 가로로 넓은 인쇄물인지에 따라 전지에서 재단되는 방식이 달라집니다. 종이에는 섬유가 일정하게 배열된 방향이 있는데, 이를 종이 결(Grain Direction)이라 합니다. 판형의 방향과 이 섬유 배열이 맞아야 인쇄물이 반듯하게 나오고 잘 접힙니다. 이 방향을 고려하지 않으면 같은 크기라도 종이가 더 들거나, 접었을 때 섬유 배열과 어긋나 표면이 갈라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판형을 정할 때는 크기만이 아니라 세로로 쓸지 가로로 쓸지, 종이의 섬유 방향과 맞는지도 함께 봅니다. (판형 방향과 섬유 배열이 어긋나면, 접히는 부분이 매끄럽지 않고 뻣뻣해집니다.) 방향의 정합이 완성도를 좌우합니다.
특별한 판형도 계산하면 됩니다
그렇다고 표준만 써야 하는 건 아닙니다. 브랜드의 개성을 위해 특별한 판형이 필요할 때도 있죠. 그럴 때는 그 크기가 전지에서 어떻게 재단되는지를 미리 계산하면 됩니다. 표준은 아니어도 전지에서 자투리가 적게 나오는 크기를 찾으면, 개성과 효율을 함께 잡을 수 있죠. 강남 직영 인쇄소에서는 원하는 판형이 종이를 얼마나 쓰는지 미리 계산해, 낭비를 줄이는 크기를 제안합니다. (같은 특별한 느낌이라도, 몇 밀리미터만 조정하면 종이 낭비가 확 줄기도 합니다.) 계산이 개성과 비용을 함께 살립니다.
직영 인쇄소는 판형을 함께 계산합니다
디자인 업체와 인쇄소가 나뉘어 있으면, 판형을 디자인만 보고 정한 뒤 인쇄 단계에서 단가가 튀는 걸 뒤늦게 알기도 합니다. 이미 시안이 다 나온 뒤라 크기를 바꾸기도 어렵죠. 강남 직영 인쇄소를 운영하는 저희는 디자인 단계에서 판형이 전지에 어떻게 앉는지 함께 계산해, 종이를 알뜰하게 쓰는 크기를 처음부터 제안합니다. 디자인과 인쇄를 한자리에서 보면, 개성과 단가를 함께 잡을 수 있죠. (판형을 나중에 바꾸면 레이아웃을 다시 짜야 하니, 처음에 정하는 게 좋습니다.) 통합 제작이 낭비를 줄입니다.
판형은 디자인의 문제이면서 단가의 문제입니다. 인쇄물이 큰 전지를 재단해 만들어지는 만큼, 전지에서 알뜰하게 나오는 크기가 단가에 유리하죠. 표준 규격이 저렴한 데는 종이가 딱 떨어지는 원리가 있고, 특별한 판형도 재단을 계산하면 낭비를 줄일 수 있습니다. 인쇄물을 준비하신다면 표준 규격을 쓸 수 있는지, 판형 방향은 어느 쪽인지, 섬유 방향과 맞는지, 전지에서 자투리가 얼마나 나오는지를 함께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판형을 취향으로만 정하기 전에 이 크기가 종이를 얼마나 알뜰하게 쓰는지 물어보면, 작은 조정 하나로 단가를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희명디자인 편집디자인팀 드림.
* 참고할만한 인사이트 칼럼링크 : 인쇄된 팜플렛을 받으면, 검수부터 시작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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