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렛제작
#리플릿제작 #리플릿 #2단리플릿
2단 리플릿 제작, 네 면 안에서 벌어지는 공간 싸움본문
안녕하세요. 희명디자인에서 편집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지난주에 상담 온 고객사 담당자분이 이러셨어요. "A4 반 접기면 간단하잖아요. 앞뒤 네 면이니까 금방 되지 않나요?" 맞는 말입니다. 물리적으로는요. 근데 그 네 면에 뭘 넣고 뭘 뺄지, 접었을 때 뭐가 먼저 보이게 할지, 펼쳤을 때 시선이 어디로 가게 할지를 정하다 보면 간단한 인쇄물이 아니라는 걸 느끼시게 됩니다. 2단 리플릿이 3단보다 쉬울 거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많은데, 오히려 면이 적어서 더 어려운 경우가 꽤 있어요.
2단 리플릿을 뜯어보면 이렇습니다. 접힌 상태에서 보이는 앞면 하나. 펼치면 나오는 내면 둘. 뒤집으면 보이는 뒷면 하나. 총 네 면인데, 각각 하는 일이 다릅니다. 앞면은 "이거 펼쳐볼까 말까"를 결정짓는 0.5초의 승부처고, 내면은 펼쳤을 때 메시지 전체가 한꺼번에 쏟아지는 메인 무대고, 뒷면은 "그래서 어디로 연락하지?"에 답하는 출구입니다.
문제는 앞면입니다. A4 반절 크기니까 면적 자체는 넉넉해 보이는데, 제목 넣고 이미지 넣고 핵심 문구 넣으면 생각보다 빠듯해요. 여백을 넉넉히 가져가면 깔끔한 대신 "내용이 없어 보인다"는 피드백이 올 수 있고, 꽉꽉 채우면 "너무 복잡해서 안 읽고 싶다"는 반응이 나옵니다. 이 줄타기가 2단 리플릿 디자인의 첫 번째 관문이에요.
내면은 펼치는 순간 좌우 두 면이 동시에 눈에 들어옵니다. A3에 가까운 면적이 한 번에 펼쳐지는 거예요. 여기서 선택지가 갈립니다. 좌우를 하나의 큰 화면처럼 쓸 건지, 아니면 각각 독립된 정보 블록으로 나눌 건지. 큰 이미지 한 장으로 시각적 임팩트를 주면 강렬하긴 한데 텍스트 공간이 부족해지고, 좌우를 따로 구성하면 정보는 많이 담기는데 "어디부터 읽어야 해?"라는 혼란이 생길 수 있어요.
한 가지 실수를 자주 봅니다. 접힌 중앙선 위에 중요한 글씨나 얼굴 사진을 걸치는 겁니다. 화면에서는 멀쩡한데 실물로 접히면 글자가 반으로 갈라지고 얼굴이 꺾여요. 이건 시안을 모니터에서만 검수하면 놓치기 쉽습니다. 저희는 내면 시안이 나오면 반드시 실물 크기로 출력해서 접어봅니다. (이거 한 번이면 충분한데, 이 과정을 빼는 업체가 의외로 많아요.)
Q. 네 면에 우리 서비스 전체를 다 담을 수 있을까요?
A. 솔직히 말씀드리면, 대부분 못 담습니다. 2단 리플릿은 네 면이 전부예요. 여기에 회사 소개, 서비스 설명, 포트폴리오, 가격, 연락처를 다 욱여넣으면 글씨가 8pt까지 내려갑니다. 40대 이상 수신자라면 사실상 안 읽히는 크기예요. 그래서 2단 리플릿은 "전부 다 말하는 인쇄물"이 아니라 "한 가지를 확실히 전달하는 인쇄물"로 접근하셔야 합니다. 전체 서비스를 담으려면 브로슈어나 카탈로그가 맞고, 리플릿은 그중 하나를 콕 집어서 전달하는 도구예요.
뒷면을 그냥 남는 공간 취급하시는 분이 꽤 계십니다. 연락처 작게 넣고 끝. 근데 생각해보세요. 리플릿을 읽고 관심이 생긴 사람이 제일 먼저 찾는 게 뭐겠어요. 전화번호, 주소, QR코드, 웹사이트. 이게 뒷면 구석에 7pt로 박혀있으면 찾다가 포기합니다. 뒷면은 "그래서 어떻게 하면 되나요?"에 바로 답하는 면이에요. 행동을 유도하는 면이지, 자투리 면이 아닙니다.
종이 두께 이야기를 잠깐 하자면요. 2단은 한 번만 접히니까 3단보다 접힘선 문제가 덜하긴 합니다. 그래도 두꺼운 종이를 쓰면 접힌 부분이 뻣뻣해져서 자연스럽게 안 펴지고, 얇은 종이를 쓰면 가볍긴 한데 구겨지기 쉽습니다. 코팅도 변수예요. 유광은 사진이 살아나는데 형광등 아래서 반사가 심해서 글씨가 안 보이는 구간이 생기고, 무광은 분위기는 좋은데 손때가 탑니다. 카페나 음식점 테이블에 놓을 리플릿인데 무코팅으로 갔다가 커피 자국 범벅이 된 경우도 봤고요. (배포 장소를 먼저 확인하고 코팅을 결정하셔야 합니다. 순서가 반대면 낭패를 봐요.)
접힘 방향도 은근히 체감이 다릅니다. 세로로 접으면 책을 펼치는 느낌이라 자연스럽게 넘기듯 읽히고, 가로로 접으면 탁 펼쳐놓고 보는 느낌이 납니다. 메뉴판이나 안내도처럼 한눈에 쭉 보여줘야 하는 내용이면 가로 접기가 편하고, 서비스 설명처럼 순서대로 읽히길 원하면 세로가 낫습니다. 사소해 보이는데, 이 선택이 읽는 사람의 자세와 시선 이동을 바꿔놓습니다.
Q. 거리 배포용이랑 매장 비치용을 같은 걸로 써도 되나요?
A. 쓸 수는 있는데 효율이 떨어집니다. 거리 배포는 앞면이 전부예요. 받는 사람이 걸으면서 0.5초 만에 판단하거든요. 여기서 혜택이나 호기심을 못 잡으면 그냥 접어서 주머니에 넣고 끝이에요. 매장 비치는 반대로 내면이 중요합니다. 대기하면서 펼쳐보는 거니까 읽기 흐름이 잘 잡혀 있어야 하고요. 우편 동봉은 또 달라서, 봉투에서 꺼내자마자 펼치는 경우가 많으니 내면 레이아웃 첫인상이 핵심입니다. 배포처 하나에 맞춰서 구조를 잡는 게, 범용으로 만들어서 어디서든 애매한 것보다 훨씬 낫습니다.
납품 직후에는 다들 만족하세요. 색감 잘 나왔고 접힘 깔끔하고 종이 감촉도 괜찮고. 근데 2~3주 지나서 현장 반응이 들어오면 온도가 달라질 때가 있습니다. "내면을 좌우 동시에 봐야 하는 구조였는데, 사람들이 한쪽만 읽더라." "QR코드를 뒷면 하단에 넣었는데 아무도 안 찍더라." "글씨가 실외에서 보니까 생각보다 작더라." 이런 피드백은 제작 단계에서 예측하기 어려운 부분이기도 해요. 그래서 저희는 처음 만드시는 분한테는 소량 먼저 찍어서 현장 테스트 해보시라고 권합니다.
2단 리플릿은 인쇄물 중에서 가장 단순해 보이는 포맷입니다. A4 한 장 접는 거니까요. 근데 그 단순한 구조 안에 앞면 설계, 내면 배치, 뒷면 행동 유도, 종이 선택, 코팅, 접힘 방향, 배포 환경까지 전부 압축돼 있어요. 면이 적으니까 오히려 한 면 한 면의 무게가 무겁습니다. 대충 만들면 돈만 쓰고 효과 없는 종이가 되고, 제대로 설계하면 작은 면적 안에서 정확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마케팅 자산이 됩니다.
리플릿 구조 잡는 거 고민되시면 상담 주세요. A4 한 장 들고 직접 접어가면서 어디에 뭐가 오는지 보여드리겠습니다. 모니터 시안만으로는 절대 체감이 안 되는 부분이거든요. 이점 참고하시어 2단 리플릿 준비하시면 될거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희명디자인 디자이너 드림
* 참고하면 좋은 희명디자인 칼럼 인사이트 링크 바로가기
1. 리플렛 제작과 리플렛 디자인, 현장에서 읽히게 만드는 비결
- 이전글리플릿 제작과 디자인, 결과 차이는 어디에서 생기는가? 26.02.19
- 다음글분양 홍보물, 예쁘게 만드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26.02.11